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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버린 친구에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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형, 보고싶다.

형 가던 날, 내가 형의 삶에 포함된 사람을 하나도 모른다는 걸 알고 당혹했어.

 

형은 모르는 내 동기 친구가 “임마, 내 삶을 관심이 없는데 네가 내 친구냐”

했던 말 생각 나서, 잠시 형에 대해서 내가 공허했다고 생각하게 되더라.

 

그런데 형, 나는 형하고 나하고 통한게 있었다고 느낀다.

생각!

 

내가 도서관 같이 가자고 석달 보챈 끝에 형이 같이 가기로 한 날,

나보고 책 권해보라고 해서 골라 본 책들,

하루는 내가 뭐가 있긴 있는데, 나는 풀 수 없는 말들이다.

하면 권해준 오일러에 관한 책,

일주일 후에

형이 그 책 안에 식 다 풀어보고 

나한테 막 설명해 주던 그날, 

난 하나도 못알아 듣건 그날,

생각난다.

형은 나보고 네가 내 선생이라고 말해준날.

하나도 몰라도 선생이 되네

농담하며 웃었던 그날.

생각난다.

 

형 보고싶다.

 

 

  

 

 

 

1 COMMENT

  1.  [막 설명해 주던 그 날, 난 하나도 못 알아 듣던 그날, 형은 나보고 네가 내 선생이라고 말해준 날, 하나도 몰라도 선생이 되네 농담하며 웃었던 그날 -나우주-], 형님과의 도서관 추억이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듯합니다. 감상기회, 감사합니다. 형님,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겁니다.

  2. 추억의 자리로 밀어내려고 합니다.

    한달 밖에 안되서..현재 진행형이지만, 곧,

    어제 그제 사구제 하고 형은 승천했으니,

    나도 승천한 날까지 살자…감상적으로

    ^^

    • 너도 가고 나도 가는 길!

      절대적 평등이 존재하는 곳으로 환원되어 가는 길!

       

      우주의 영겁의 시간에 비추어 찰나적인 시간과 공간으로 존재하는 생명의 삶!

      화무십일홍의 생명의 삶!

      보다 근원적으로 돌아가 기나긴 우주적 낭만을 구가하는 삶의 길!

      슬퍼하기만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.

  3. 아련한 추억조차 떠올리지 않고 기계처럼 살아온 삶이었습니다.

    과거를 떠올리면 슬프고 안좋은 소소한 기억들이 많아서 애써 외면했는지도 모릅니다.

     

    나우주님이 아련하게 떠올린 추억속의 형과의 교감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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